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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곰문녀우/TRPG [COC] Guest of Live 2024. 8. 1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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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야오 천러 PC 서 민혁
 
Written by 라성
 
─────── ✷ ───────
 
Guest of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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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각은 토요일 오후입니다.
 
천러가 바쁜 일이 있어 연락을 할 수 없을거라며 자리를 비운지도 어느덧 2주가 지났네요.
 
당신은 그동안 무엇을 하며 지냈나요?
 
한적한 토요일 오후,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있나요?
 
서민혁:(평소와 같은 늘어지는 토요일 오후다. 무더위에 에어컨 쌩쌩하게 틀어둔 사무실, 비서를 사이드에 둔 채로 간만에 보고사항을 듣고있었나.)
 
그 순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던 핸드폰에서 요란한 벨소리가 울립니다.
 
전화가 온 모양이네요.
 
서민혁:응? (당장 올 전화가 없을텐데. 책상 한켠 벨 울리는 휴대폰에 고개를 돌려 발신자 번호를 확인한다.)
 
번호를 확인해보면... 모르는 번호입니다.
 
전화를 받나요?
 
서민혁:(무시하길 15초. 업무 중에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는 잘 받는 일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진득한 벨소리에 귀가 따가웠다. 휴대폰을 잡아열고서 전화를 받습니다.)
 
전화를 받으면 모르는 번호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야오 천러:... 도와주십시오.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요?
 
지친 목소리가 약간 떨리고있네요.
 
서민혁:..,? 천러? (휴대폰을 귀에서 떼고 발신자를 한번 더 확인하고서 다시 전화를 받는다.)
 
야오 천러:, 지금... TV를 켤 수 있습니까.
 
서민혁:너..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니? TV는 왜... ( 대뜸 들린 도와달라는 요청이 신경쓰였는지 고민없이 비서를 시켜 눈짓으로 TV를 키게 했다.)
 
야오 천러:(짧게 한숨을 쉰다.) 켰으면, 7번 채널을 틀어보십시오.
 
서민혁:설명은 해주고 말해야 내가 이해할 거 아니야. (짧게 질책하는 투다. 리모콘으로 채널 번호를 7로 맞춘다.) 했어.
 
채널을 바꾸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당신의 눈에는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화면 속의 천러가 의자에 앉아 정면을 보고있고. 팔과 다리는 모두 의자의 다리와 손잡이에 결박되어있습니다.
 
머리카락과 옷차림은 흐트러져있으며 안색도 창백해보이네요.
 
그 배경으로는 붉은 커튼이 드리워져있고, 무대용 반짝이가 하늘에서 떨어지고있습니다.
 
무슨 이벤트인 것 마냥 조명과 음악이 요란하네요.
 
이 화려한 불균형 사이에서 그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야오 천러, 이 화려한 쇼의 가여운 초대손님이 마른 입술을 열고 말하기를...
 
야오 천러:도와주십시오. 저를, 찾아주세요.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목소리와 TV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딜레이를 가지고 오버랩됩니다.
 
당신은 화면 속 납치된 야오 천러와 전화통화를 하고있습니다.
 
서민혁:...이게...,(뭐야. 단순 이벤트라기에는 화면에 나오는 네 상태가 썩 좋지 않아보였다. 마치 거기서 한참을 있던 사람처럼. 뚝 끊긴 목소리로 화면만을 응시하다가, 딜레이를 가지고 들리는 목소리에 답지 않게 당황한듯한 숨소리가 휴대폰 너머로까지 전달된다.) 이거 이벤트야 천러? 한참 연락이 안 될거라며 사라진 사람이 지금 ...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억누르는 듯 긴 한숨소리를 내고서야.) 내가, 어떻게 하면 되니?
 
당신의 목소리가 그대로 TV에서 송출되 다시 당신에게 들립니다.
 
이 대화는 공개적으로 실시간 송출되고있다는 사실은 알겠네요.
 
서민혁:..(머리가 지끈거린다.)
 
야오 천러:... 끝까지 절 도와주시겠다고 약속해요.
 
서민혁:(스케일이 너무 큰 사건인데. 엮여서는 안될 일에 발을 딛은 기분이었는데도, 화면속 너를 길게도 응시하고선.) 약속할게. 돌아오면 네게도 빚이 생기겠어 천러,
 
야오 천러:... ... (입술 끝을 얕게 올리며 짧게 웃었다.) 그렇겠군요. ... , 당신에 대한 정보는 제가 미리 말했으니 아마, 곧... 그쪽으로 경찰이 도착할겁니다. 경찰과 협력하십시오.
제가 있는 곳에, 모두에게 반드시 보여줘하는 것이 있습니다. ... 준비가 다 되면 다시 전화를 걸죠.
 
그러더니 툭, 전화가 끊깁니다.
 
전화가 끊기는 것과 거의 동시에 당신의 휴대폰으로 다시 다른 번호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서민혁:(미리, 말이다. 상황에 맞지 않게 짧게 헛웃음소리를 내고선 직후 걸려온 전화의 통화버튼을 누른다. 네 말에 의하면 경찰일 가능성이 높았다.) - 네, 서민혁입니다.
 
경찰: 경찰입니다. 방금 방송에서 전화한 본인 맞으시죠?
 
서민혁:내가 맞는데.. 지금 이쪽으로 오고 계시나요?
 
경찰: 지금 대원들이 GPS로 추적해서 그쪽으로 가고있어요. (큼흠, 하고 짧게 목을 가다듬는 소리가 들린다.) 대원들이 도착하면 저희가 알아낸 정보를 취합해 알려줄겁니다. 이 사태에 대해서 뭔가 아는게 더 있습니까?
 
서민혁:(경찰을 보내주는 건 네 친절인건지 변덕인건지.. 아니면 네가 아니라 다른 배후자가 있는걸까,) 음~, 아니, 이쪽도 아무 준비없이 받은 전화네요. ....아, 마지막으로 봤을 때 천러가 한동안 연락이 어렵다고 하긴 했었는데. (그때를 회상하듯 말 끝을 늘리며 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린다.)
 
경찰: 한동안 연락이 어려워요? (의문을 표하듯한 목소리다.) 혹시, 야오 천러라는 분이 평소에 어떤 일에 종사했는지 알고계십니까. 본업이든 부업이든요.
 
서민혁:물품 판매업자라고 했던가... (직업이야 직접 조회한다면 알 수 있는 부분 아닌가, 네 대외적인 직업까지 제가 알 리가 있나. 고개를 기울이고선 가벼운 투로 답한다.) 해외를 오가는 일이 많은 이였어요, 나도 정확히는 들은 바가 없네.
 
경찰: ... 흐응, 그렇군요. (수화기 뒤에서 작게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렸다.) 그래? 알겠어. , 서민혁씨 지금 대원들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한시가 급한 일이니 모쪼록 협력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전화가 끊깁니다.
 
이런 일에 휘말려버리다니, 곤란한 일이죠.
 
전화가 끊긴지 얼마 지나지않아 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립니다.
 
대원:서민혁씨, 경찰입니다.
 
서민혁:(걸어가 현관 손잡이를 잡고서 문을 연다.) 금방 오셨네,
 
대원: (사무실 안으로 걸음을 들이며 경찰증을 보여준다.) 저희말고 경찰청에서도 사람이 올겁니다. 저희는 경찰청분들이 오시기 전까지 정보전달을 하려 왔는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보여준 경찰증은 그들이 경찰청 소속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급하다더니 근처의 아무 파출소 대원을 동원한 모양이네요.
 
서민혁:(앞의 경찰증을 응시하며 정보를 훑는다. 시선이 내려앉으며 무언가 식은 표정이나, 이름이까지도 지나듯 확인했던가.) 그 전까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야. 바로 말씀해주시는 게 좋겠네요.
 
대원: 방송은 서민혁씨가 전화를 받기 전 15분 전쯤부터 시작됐습니다. 지금 기준이라면 30분이 경과됐군요. 자세한 경위는 조사중이지만... 지금 방송은 전파납치로 파악됩니다. (그리고는 뒤에 사람에게서 차트를 넘겨받았다.) 방송의 시작에 야오 천러가 방송을 강제로 중단할 경우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 탓에 방송국에서도 어떻게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가장 특이한 점은 경찰에 신고한 것이 야오 천러 본인이라는 사실인데요. 이 영상을 좀 보시겠습니까?
 
그리고 대원은 넘겨받은 차트에서 패드를 꺼내 당신에게 화면을 내보입니다.
 
유튜브 라이브의 플레이바를 앞으로 당기면 아까의 요란한 음악소리와 함께 화면이 재생됩니다.
 
화면 속 천러는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한채로 대본을 읽듯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필요합니다.]
 
[제 이름은 야오 천러입니다. 저는 중요한 사명을 위해 이 곳에 잡혀왔습니다.]
 
[이 방송을 도와줄 사람의 목록을 소개하겠습니다.]
 
[미래로 항공 이사, 서민혁. 그는 제... ...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가 방송에 협조하여 저를 찾아준다면 모든 것이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상황은 연출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그가 말을 마치면 화면 너머에서 몇 안되는 이의 박수소리가 들려옵니다.
 
대원: 방송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방송사 채널 뿐만 아니라 유튜브로도 동시 라이브 송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동시 시청자가 4만명이 넘어갑니다.
 
서민혁:(일의 배후자가 조직이라면 굳이 간부인 천러를 내세울 필요가 있었을까. 화면 너머 대사를 읖는 네게 물음을 던지듯 한참이고 시선을 떼지 않는다. 보이지도 않는 이들의 박수소리가 귓가를 매웠던가. ...소중한 사람, 그 고백을 생방송으로. 그것도 모두가 지켜볼 수 있는 곳에서 들을 줄은 몰랐는데. 제 밑사람을 부리듯 자연스럽게 눈짓으로 다음 내용을 말하라는 태를 취한다.)
 
대원: 혹시 두분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대원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TV와 패드에서 동시에 천러의 목소리가 울립니다.
 
[저를 구해 줄 게스트는 지금 경찰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겁니다.]
 
[쇼는 30분이 지나기 전에 시작하겠습니다.]
 
[만약, 30분 안에 제 연락을 받지않는다면... ... 제, 손가락 하나가 잘립니다.]
 
[이후에 그것을 10분 마다 반복합니다.]
 
[또한, 저와의 소통은 무조건 서민혁만이 가능합니다.]
 
[이 방송에서 발표할 사실은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킬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침묵합니다.
 
얼빵한 표정으로 방송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있던 대원이 무전기 소리에 반응하여 당신을 사무실 밖으로 안내합니다.
 
대원: 지, 지금 경찰청 사람들이 도착한 것 같습니다. 밴으로 모실게요. 자세한 이야기와 소통은 경감님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민혁:앞장 서. 내 소중한 사람이 손가락이 잘리게 생겼다는데. (넌 도대체 어떤 일에 휘말리게 된 건지. 세뇌라도 당한 사람마냥 넋을 잃고 말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 것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네 마디두꺼운 손가락이 잘리는 것도 그로서 원치 않을 일이었겠지. 정보를 풀어놓겠다고 신체는 거는 꼴이라니. 어떤 악질의 짓인지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번에 만날 사람은 좀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진 이라면 좋겠는데.)
 
대원은 당신을 데리고 1층 로비로 향합니다.
 
건물 바깥으로 나서면 시커먼 밴이 문을 연 채로 당신을 맞이하네요.
 
열린 문 안으로 검은 정장을 입은 50대쯤 되보이는 여성 한명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 사람이 경감인 모양이네요.
 
첼시 김:이번 사건을 담당하게 된 첼시 김이라고 합니다. (가볍게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하고는 제 옆자리를 비웠다.) 인사는 대충 하고 일단 차에 타시죠. 방송국 측에서 분석한 자료가 막 도착했으니 정보를 알려드리죠.
 
서민혁:그래 반가워 첼시. (제 정보는 이미 알고 있을 테니 제 소개는 없이 네가 비운 좌석에 등을 기대어 앉아 설명을 기다린다.)
 
첼시 김:일단... 지금 송출되는 화면은 딥페이크나 합성이 아닌 실제 상황일 확률이 높다는 것 같습니다. (대원에게 패드를 넘겨받으며 밴의 문을 닫았다. 그리고 저와 네가 잘 보이는 곳에 패드를 세워놓는다.) 즉, 야오 천러는 실제로 납치됐으며, 거기다 더해 실시간 통화가 가능하니 녹화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이 판명됩니다.
전파 송출을 역추적하려고 하고있으나, 상대는 지능범이라 수십 곳에 장치를 분산하고 우회하고 있는듯 합니다. 실제 촬영되고있는 장소가 어디있는지 아는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 같으나. 얼마나 걸릴지 시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그리고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만일 장소를 알아낸들 하더라도 인질이 잡혀있으니 쉽게 대처하긴 어렵겠지만 말입니다. ... 혹시, 최근에 당신이나 야오 천러에게 특별히 원한을 살만한 행동을 한 기억이 있습니까?
 
서민혁:(치밀하기도 하지. 네가 비운 새에 제 어떤 것을 노리고 저를 한 곳에 몰겠다는 작전이었다면 오히려 더 긍정적이라 할 수 있을텐데 말이지. 너는 본래의 너 답지 않았으나 목소리나 네가 나타나는 영상 자체에 의심을 갖기는 어려웠다. 끝의 질문까지도 폭이 지나치게 넓지 않나? 너와 난 세계의 앞뒷면처럼 각각의 위치에서 정점에 가까운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였다.) 별로 생각나는 인물은 없네. 한달 전에 내가 차를 몰다가 가게 하나 안쪽으로 차 앞을 비집고 들어가버린 적은 있는데.. 아니, 몇주 전이었나? (별 의미없는 소리일게 뻔한 답이나 할 수밖에 없는 지라 애써 올린 텐션까지도 가라앉는 모양이다.)
 
첼시 김:네에... (심드렁한 어투로 대답을 하고는 패드의 화면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럼 야오 천러는요? 몸에 흉터가 많은 걸로 봐서 멀쩡한 업종에 종사하는 것 같진 않아 조사한 바로는 뒷골목에서 유명한 사람 같더군요. ... 이점에 대해 뭐 아는거 있습니까?
 
서민혁:아아.., 나도 참. 그랬었지. (뒤늦게 깨달은 것 마냥 눈을 동그랗게 뜨고 허공을 향해 동그란 눈을 굴리다가.) 그러니까.. 내가 천러의 직업을 알고있다는 게 궁금한 건가? (네가 말한 바로는 경찰과 협력이 중요한듯 싶었다. 이런 것까지 정말 말해도 되는 건지, 갈등 속으로 네 이름 네글자를 읽어낸다.) 좀 더 정확히 물어줬으면 하는데.
 
첼시 김:단순히 직업보단 확실하게 그가 뭐하는 사람인가가 궁금한거죠. 뭐하는 사람이길래 이런 사건에 연류될 수 있는가,가 중점입니다. 그는 아무리봐도 죄없는 일반인으로 보이진 않아요. (팔짱을 끼며 의자에 몸을 기댄다.) 만일의 가능성입니다만, 경찰당국에서는 당신의 자작극이 아닌가를 의심하고 있어요. 이해해요? 가십하나로 나라 하나 떠들썩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인물을 콕 집어서 이런 쇼를 벌인다?, 거기다가 경찰까지 써먹으라고 운운하면서?
 
심문에 가까운 질문을 들어내고 있노라면 패드에서 마이크로 말하는 듯한 경박한 남성의 목소리가 변조되어 송출됩니다.
 
사회자: 약속시간까지 5분 남짓 남았으나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사회자가 미리 인사드립니다!
 
방송 속에서 또 다시 짧은 박수가 터집니다.
 
바쁜 일이 있다더니 납치 된 천러와 자작극으로 의심하는 경찰, 그리고 그 속도 모르고 환하게 빛나는 화면 속 모습에 당신은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나요.
 
그러는 사이, 당신의 핸드폰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립니다.
 
전화가 왔어요.
 
서민혁:(자작극일지라도 전국민이 볼 수 있게 방영된 이상 수사는 불가피할텐데? 굳이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 않은 것은 접어둔 휴대폰에서 전화벨이 울린 까닭이다. 이번에는 고민없이 통화버튼을 누르고 설정을 스피커로 바꾼다.)
 
사회자: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세요, 우리 쇼의 스페셜 게스트! 우리와 함께 할 마음이 드셨나 봅니다!
 
전화를 받으면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천러의 것이 아닙니다.
 
화면 속 천러는 처음처럼 조용히 입을 다물고 앉아있네요.
 
서민혁:, 쇼가 스케일이 크다보니 이런 이벤트에 내가 빠지면 아쉬울 것 같아서 말이야. 천러는 잘 있지? (가라앉은 분위기는 이쪽에서도 사양이었다.)
 
사회자: 조금 지쳤을 뿐이지 건강에는 아무 이상 없답니다! 다행이죠?
 
서민혁:그래. 잘 있다면야. (화면 속 천러에게 시선이 계속해서 머무르는 채다.) ..발표가 끝나면 인질은 성한 채로 보내주는 건가?
 
사회자: 저희는 아무도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아요. (웃음기 섞인 목소리다.) 자, 그런 질문을 하는 건 저희에게 협조할 준비가 되어있단 거겠죠? 기대되네요, 그렇죠. 여러분?
 
사회자의 말이 끝나면 또 다시 박수소리가 들립니다.
 
묶여서 아무말도 하지않는 사람을 두고 환한 목소리를 자아내는 사회자와 그에게 호응하는 관객들의 박수소리.
 
어울리지않는 기묘한 풍경입니다.
 
사회자: 자아, 미션! 제가 몇가지 요청을 드릴테니 시간 안에 수행해주시면 됩니다. 준비되셨을까요?
 
서민혁:(저 치들은 너와 나라는 배우를 가지고 세상을 무대로 한 인형놀이를 하려는 모양이지. 한숨이 나오는 것을 참지 않고서 숨을 깊게 내쉰다.) 그래. 준비 됐어. 뭘 원하니? (몇박자 늦게서야 나온 답이다.)
 
사회자: 그럼, 게스트는 이 주소로 30분 안에 와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유능한 과학 수사대도 동행하면 좋겠네요. 도착하면 다시 전화드리죠.
 
전화가 끊기며 화면 위로 주소가 떡하니 뜹니다.
 
주소를 본다면... 당신이 있는 곳 근처에 있는 가장 번화한 거리 한복판의 광장이네요.
 
그 주소를 본 김경감은 대놓고 거슬려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첼시 김:사람들의 이목이 너무 끌리는 장소인데... 괜찮겠어요?
 
서민혁:어차피 이름이나 직위까지 팔린 마당이라서. (제 정장 차림을 한번 툭툭 친다.) 같이 가줄 수 있죠? (어쨌거나 경찰은 지금으로써 무척 필요한 존재였으니 직전에 막힌 말은 안 했던게 다행이었다. 웃음지으며 네게 첫 존대를 사용하고선.) 영 신경쓰인다면 사람 북적이지 않게 주변에 경찰이나 배치해줬으면 하는데. 그런 인원은 없나?
 
첼시 김:그거야 경찰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죠. (그리고는 손짓으로 밴을 출발시킨다. 이윽고 무전을 돌려 주위 근방을 통제하라고 일러냈다.) -, 통제를 요청하긴 했지만 원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넓은 범위로는 어렵겠어요.
... 후, 아까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당신의 자작극일거라는 이야기는 이미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된 이야기에요. 겁을 좀 줘서 인질에 대한 정보를 얻어보려했던건데 그렇게 여유가 있진않네요.
 
그리고 경감은 운전석의 경찰관과 짧은 대화를 나누려 고개를 돌립니다.
 
화면 속의 천러는 죽은 것 마냥 여전히 미동이 없고 이동하는 동안 당신이 할 일도 그다지 없네요.
 
얼핏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보면... 경감의 옆자리에 놓인 서류철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시아(28) 면담 녹취록]이라고 쓰인 글씨가 돋보입니다.
 
사건현장에 들고 올 정도면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보이네요.
 
서민혁:(경감이라는 사람이 조심성은 그닥 없던 모양이었다. 네 말대로 자작극일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던게 이유도 있었겠지만 큰 고려사항은 아니었나. 말도 없이 손을 뻗어 태연스럽게도 대뜸 옆자리에 놓인 서류철을 집어든다. 어차피 협력을 마음먹었다면 저에게도 보여야 할 정보일테지, 하는 마음이었겠지.)
 
첼시 김:아, 아아! 저기 잠깐만요. 뭘 마음대로 읽으려 들어요? (인기척에 고개를 돌리다 네 손에 잡힌 서류철을 빼앗아든다.) 사건과 관련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당신 경찰은 아니잖아요?
 
서민혁:아야.. (너와는 제 몸도 닿지 않았음에도 뻔뻔스럽게도 그런 소리를 냈을까.) 경찰은 아니지만... 내 일가 친척 중에도 이쪽으로 일 하는 사람이 있거든. 꽤 높은 직위의 양반인데 나에게는 꽤 유한 편이야. (생글거리며 네 쪽으로 몸을 더 가까이 붙이고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끼리 숨기는 게 있다면 일 진행이 어렵지 않겠니?
 
첼시 김:뻔뻔하기는! (큰소리를 뻥 친다.) ... 후, 좋아요. 전파 납치가 시작되자마자 방송국 측에서 한 교양 프로그램의 제작팀 조연출이라면서 어떤 사람이 연락을 해왔어요. 그 사람의 상사인 이선민 PD와 그 딸인 이연 VJ도 함께 실종됐다는 제보였죠. 조합해보면 야오 천러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날짜와 같아요. 2주 전 토요일이요. (그리 말하며 네게 서류철을 다시 내밀었다.)
 
서민혁:(생소한 이름을 입으로 따라 중얼거린다. 프로그램의 중심이 되는 이들이었다. 정말 천러가 2주 전 실종이 된 것이라면 왜 저에게는 연락이 안 될거라는 말을 남긴건지도 신경쓰였다.) 보기보다 친절할 데가 있다니까. 첼시. (친근하게도 이름을 불러오며 내밀어진 수첩을 받아들고선 종이 안의 내용을 읽는다.)
 
첼시 경감에게서 받은 서류철을 살펴보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민혁:두 사람이 함께 그림을 보러 갔을 거라고 생각해? (제 곁의 경감을 바라보고서.)
 
첼시 김:그게 진짜 그림인지는 모를 일이지만요. 무언가의 암호라고 보고있어요. ... 고작 미술작품 하나 보겠다고 두명이 사라지는건 이상하잖아요?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밴은 목적지에 거의 도착한 듯 인파가 몰린 코너를 돕니다.
 
경찰대원들이 나와 밴을 경호하며 인파를 막지만 유리창에 득달같이 모여든 사람들은 마치 무슨 벌레떼를 보는 것 같네요.
 
이윽고 밴이 멈추면 노란 통제선이 깔린 입구를 향해 문을 엽니다.
 
서민혁:꼭 연예인이라도 된 기분이네. (한 마디를 하고서 앉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밴에서 내린다. 깔린 통제선을 지도삼아 몰려든 인파에도 움츠려들 것 없다는 듯 앞만 보고서 나아간다.)
 
통제선 안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광장의 한 중간, 연설용 단상이 하나 놓여져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한 순간, 휴대폰에서 다시 요란한 벨소리가 들립니다.
 
서민혁:(휴대폰을 열어 통화버튼을 누르고 전화를 받는다.)
 
사회자: 저희에게 궁금한 것이 많으시죠?
 
수화기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여러 군데서 동시다발적으로 울립니다.
 
모인 구경꾼들이 꽤 방송을 켜놓은 모양이죠.
 
사회자: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퀴즈쇼입니다! 게스트는 단상 위로 올라와주세요!
 
서민혁:꼭 높이까지 올라서야하니? 여기서도 충분해보이는데. (여전히 귀에 전화기를 댄 채로 단상으로 향하는 계단에 발을 딛으며 질문했다.)
 
사회자: 특별 게스트는 이목을 받아야하니까요. (웃음소리를 흘렸다.) 자, 마이크 테스트 겸 지금 심정에 대해서 한마디 부탁드려도 될까요?
 
서민혁:당장 네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너와 대면해보고 싶은 심정이랄까?
(저 웃음소리가 제 심기를 계속해서 건드렸다. 따라 하하, 하고 웃다가 단상 꼭대기에 올라서서 걸음을 멈춘다. 수많은 군중들의 시선이 피부가 서늘해질만치 따가웠다.) 다른건.. 천러가 아직도 잘 있는지 궁금해.
 
사회자:금방 만날 수 있을거예요. (히죽이는 목소리가 변조되어 마이크를 울렸다.) 그가 잘 있는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퀴즈를 맞추셔야겠는데요! 그럼, 문제를 공개합니다!
 
사회자의 말에 아무런 미동도 없이 앉아있던 천러의 입이 열립니다.
 
야오 천러:... 다음 중 거짓인 문항을 하나만 고르십시오. 선지 중 거짓은 최소한 한 문항은 있지만 거짓이 하나뿐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선택한 문항에 대해서만 진위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번, 야오 천러는 이미 죽었다.
2번, 우리 조직은 한 나라 이상을 초토화할 만한 물건을 가지고 있다.
3번, 우리 조직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밝혀지지 않은 작품을 가지고 있다.
... 정답을 고르지 못한다면 지금 이 방송이 송출되고 있는 방송사의 라이벌 3사 중 한 곳의 전력실을 폭파하겠습니다.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인파들이 술렁이는 소리가 주변을 매웁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방송국 헬리콥터의 소음에 귀가 먹먹해지는 한편, 수백 개의 휴대폰 렌즈가 고개를 들이밉니다.
 
주변의 빌딩 창문에서 시선들이 쏟아지는 것만 같네요.
 
사회자: 제한시간은 10분입니다! 그래도 사람이 다치진 않을거예요, 전원 대피 시킬테니까요, 그렇죠?
 
첼시 김:(당상 아래에 서서 네게 작은 소리로 속삭인다. 군중에게 보일 입모양을 손으로 슬쩍 가리며,) ...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2번을 고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쉬이 그러라 할 수가 없군요. 저들의 말을 완전히 믿을 수 없으니... 당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세요. 결과에 대해서 책임은 묻지않을게요,
 
경감의 말대로 만약 2번을 골랐다가 진실이라면 정답을 맞히지 못한 것이 됩니다.
 
정답을 맞히지 못했을 때 일어날 일은 아무리 서민혁, 당신이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일겁니다.
 
반면 확실하게 거짓처럼 보이는 답은 1번이네요.
 
하지만, 1번을 고르면 나머지 문항이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대해 알 수가 없어집니다.
 
첼시 김:... 완전히 장난질을 하고있군...
 
사회자: 시간이 거의 다되갑니다! 슬슬 정답을 말해주셔야하는데요!
 
서민혁:..난 1번의 진위가 궁금하네.
 
사회자: 1번, 야오 천러는 이미 죽었다. 를 골라주셨는데요! 야오 천러씨, 그 문항은 진실인가요, 거짓인가요?
대답해 주시길 바랍니다!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화면 속의 천러의 입이 열립니다.
 
안색은 여전히 창백합니다.
 
야오 천러:... 거짓입니다.
 
사회자: 네, 그렇죠! 야오 천러씨는 살아있습니다! 이렇게 직접 대화를 하고있는데 의심의 여지가 별로 없지요. 정답을 맞히셨습니다! 문제가 너무 쉬웠나요?
이게 진실이기 바라지는 않으셨을텐데요. (웃음기 섞인 목소리다.) 축하합니다!
 
빵빠레 효과음에 섞여 누구의 것인지 모를 키득이는 소리가 방송에서 흘러나옵니다.
 
서민혁:(휴대폰 너머 목소리 한 글자 한 글자에 흔들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떨림이 있던 손을 주먹쥐었을까. 다른 문항의 진위가 중요할 것을 모르지 않으나 지금의 저에게는..) 그럼 이번 퀴즈는 끝난 거니?
 
사회자: 원하던 결과가 아니라도 낙담하지마세요. 퀴즈쇼는 이대로 끝입니다! 이제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해주셔야 하니까요. 오른쪽에 가장 큰 빌딩 보이시나요?
 
단상 옆자리에 위치한 경감의 표정이 밝지못하네요.
 
물론 인질의 생사는 중요한 문제지만, 이 답변으로는 납치범들의 목적을 전혀 알 수 없으니 말이에요.
 
하지만 허울 뿐이라도 그의 안위를 안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앞에 서있는 대중들의 반응도 제각각입니다.
 
뒤늦게 도착한 기자들이며 사람들이 두들기는 수많은 핸드폰 화면이 시야에 아른거립니다.
 
인터넷에 제대로 불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건 어렵지않게 알 수 있겠네요.
 
사회자: 사람들때문에 잘 안 보일테니 주소도 드리죠! 최상층으로 올라오시면 됩니다. 15분 정도면 충분하죠?
경찰을 동행하셔도 됩니다! 아까 부른 과학 수사대와는 꼭 동행해주세요!
폭탄 같은 건 없으니 안심하세요!
 
그리고 전화 연결이 끊어집니다.
 
서민혁:(무슨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지는 안봐도 뻔했다.) 음, 미안해요 첼시. 나도 고민이 됐는데... (대중의 웅성거림 소리에 목소리가 묻혀 웅웅거릴 지경이었다. 단상 아래로 걸어가며 빌딩부를 바라보고는.) 저긴 차를 타고 이동하나?
 
첼시 김:신경쓰지 말아요. 어쨌던 정답을 맞췄으니 폭탄은 터지지않았을 거예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저들이 말의 진짜라면 말이죠... 네, 아까 그 밴을 타고 이동할 거예요. 시간이 얼마 없으니 조속하게 움직입시다.
 
경감이 통제를 강화하고 길을 열라는 명령을 내리며 먼저 앞서 나갑니다.
 
안그래도 많은 인파에 주변 빌딩에서 대피까지 일어나고 있으니 길은 훨씬 더 혼잡하네요.
 
그러는 사이 개인 방송인으로 추정되는 한 관종이 휴대폰 렌즈를 번쩍 든채로 당신을 향해 외칩니다.
 
관중: 폭탄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지금 BBC와 NHK 측에서도 이 사건을 보도 중이라고 하는데요! 위험한테도 구경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네요! 보이시죠?! 서민혁씨!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무슨 말이라도 해봐요!
 
서민혁:(걸어가는 도중 뚝 멈춰서고선.) ..저들이 꾸미는 것에 대해서는 그들만이 알고 있지 않겠나요? 경찰이 돕고 있으니 진실에는 짧은 시간 안에 다가 설겁니다. (기자도 아닌 저급 인터넷 방송이나 할 것 같은 인상이나, 이 사건에 세상이 집중 중인 이상 짧은 말까지도 급속도로 퍼져나갈 터였다. )물론, 내 사람을 구하는 것도 함께요. (단정히도 미소지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앞을 향했나.)
 
당신의 말이 끝나자 주변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일개 인터넷 방송인 한명의 말을 들어주었단 것으로 너도 나도 없이 당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사정없이 눈 앞에 플래시를 터트려가며 사진을 찍어댑니다.
 
당신의 행동에 경감이 왜 소란을 만드냔 식으로 타박을 주지만 그 이상의 말은 없네요.
 
당신을 따르던 경찰대원 하나가 경호를 겸해 당신의 등 뒤에 붙어 작은 목소리로 정보를 읊어줍니다.
 
경찰: 방송 3사 중 하나인 SBN의 지하 전력 설비실에서 폭발물이 발견 되었답니다. 폭발물은 실제로 서민혁씨가 정답을 맞춘 시간에 멈췄어요. , 그리고 이동 대상인 빌딩은 여기서 한 블럭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지금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중이라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인파가 늘어나니 신경 쓸 일이 더 많네요.
 
서민혁:폭탄을 설치한 인물이 찍힌 cctv는 확인이 된건... 그럼 15분 내로 이동이 어렵다는 소리니?
 
경찰: 조사 중이지만 서버를 해킹한건지 자료가 남아있지않습니다. 역 추적 중이긴한데... ... 목적지까지는 15분 내로 이동할 수 있게 준비중입니다. 하지만 대기는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다보면... 사람들 틈에서 인파에 치여 넘어져있는 여성 한명이 눈에 들어옵니다.
 
서민혁:.., (저들의 장난같은 위협이 진실이란걸 확인만 한 셈이다. 처음 지나오던 것보다 돌아가는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다. 일어나 저들끼리 분주한 사람들 사이 넘어져있는 인영를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여성은 손과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는지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것 같네요.
 
주변엔 서류철이 널부러져있습니다.
 
✷ 관찰 판정 ✷
 
서민혁: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관찰 성공
 
넘어진 여성은 갈색머리를 길게 올려묶었으며, 30대정도로 보이네요.
 
물론, 그것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그의 목에 걸린 목걸이가 방송국의 사원증이라는 것인데요.
 
지금 천러를 납치 방송 중인 방송사의 것이네요.
 
이름은... '조연출 유시아'입니다.
 
서민혁:...,(직전에 읽은 서류철에 적인 이름. 경찰과 인터뷰를 했을 뿐 계속 함께 있진 않은 모양이었나. )...인파가 쏠린 곳에서 한 사람이 넘어지면 줄줄이 큰일나기 쉬운데. 저 사람 이쪽으로 어떻게 못 데려오나? (청자는 제 뒤의 경찰관이었다.) 구출 명목으로 말이지.
 
경찰: 누구요? (주변을 살피더니,) 아. 지금 무전으로 사람을 보내놓겠습니다. 서민혁씨는 차에 타시죠.
 
서민혁:그럼, 잘 부탁해. ( 저 사람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이동이 먼저였다.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 밴에 탑승한다.)
 
밴에 탑승하고도 첼시 경감이 함께 차에 오르는 덴 몇분의 시간이 지난 뒤입니다.
 
약속시간까지 5분 정도 남았네요.
 
제때 도착 할 수 있을까요?
 
서민혁:...지금 출발해도 시간이 아슬아슬 할 거 같은데. (운전대가 있을 앞좌석을 빤히 본다.)
 
첼시 김:멀지않아요. 금방 도착할거고 대원이 엘리베이터를 미리 불러놓고 대기중이라고 하니 한번에 목표층 까지 갈 수 있어요. ... 좀 빨리 걸어야하겠지만요.
 
밴의 타이어가 바닥을 긁는 소리를 내며 만들어놓은 통제선 사이를 달립니다.
 
첼시 경감의 말로는 그들이 불러준 고층 빌딩은 이 곳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고 하네요.
 
옥상층의 높이만해도 20층에 달하는 고층입니다.
 
거기서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남은 시간은 3분, 당신은 이제 엘리베이터에 몸을 올립니다.
 
고속 엘리베이터가 낮은 진동음을 내며 당신을 옥상층 까지 끌어올리면...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에서 다시 요란한 벨소리가 울립니다.
 
서민혁:(아직 엘리베이터 내부였지만 전광판의 숫자는 정확히 20을 가리키고 있었다. 벨이 울리는 소리에 쿵쿵거리던 심장이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휴대전화를 들어 전화를 받는다.) 도착했어.
 
사회자: 도착하셨군요! 눈 앞에 파란 자재보관함이 있을 겁니다. 보이시나요? 안을 한 번 열어보시겠어요?
 
사회자의 말이 먼저 끝나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나중에 열립니다.
 
열린 문 사이로 그가 말한 자재보관함이 실제로 시야에 들어옵니다.
 
대체 어디에서 당신을 보고있는 걸까요?
 
서민혁:(휴대전화를 귀에서 몇 센치가량 떨어뜨리고는 제 주변에 있는 이들과 엘리베이터 내부 카메라의 유무를 확인한다. 그리고서야 사회자가 말한 자재 보관함 앞으로 향해 걸어가 문을 연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눈에 띄는 설비는 없습니다.
 
자재 보관함의 문을 열면 안에 놓인 건 지퍼로 잠긴 커다란 검은색 가방입니다.
 
뭐가 들어있는 것인지 가방은 사람 하나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네요.
 
사회자: 안에 들어있는건 뭔가요?
 
서민혁:(물건을 넣어둔 측에서 할 이야기는 아닐텐데. 역시 이 목소리는 심히 거슬렸다. 지퍼를 열기에 앞서 가방 손잡이를 붙잡아 바깥으로 꺼내봤던가.)
 
가방을 꺼내려들면... 매우 무겁습니다.
 
대체 뭐가 든거죠?
 
보관함에서 꺼내 바닥에 내려놓으면 꿍, 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입니다.
 
사회자: 큰 가방이네요! 열어보시고 안에 든 것을 시청자 분들에게 말해주세요.
 
서민혁:(성인 남성의 힘으로도 빼내기에 벅찰 정도였다. 힘을 준 손이 저릿할 지경인지라 눈가가 조금이나 구겨지고 숨이 찼다. 사회자의 말소리에 더 답을 하지 않고 지퍼를 연다.)
 
가방을 열면 보이는 것은 지폐더미입니다.
 
전부 오만원권으로 이루어져있네요.
 
사회자: 안에 있는 것은 그냥 지폐뭉치가 아니라 현금 2억입니다!
우리 게스트분이 말해주지않으면 시청자분은 아무도 모른다고요? 자! 과학 수사대 분들께서는 이 지폐가 정말 지폐가 맞는지, 위험하진 않은지 확인해주시겠어요?
 
사회자의 말에 수사대원들이 서로 눈치를 봅니다.
 
서민혁:내가 말하기도 전에 내용물을 말한 건 그쪽 아닌가? (짧게 웃고선 가방에서 한 발치 물러서고는 수사대에게 눈짓한다.)
 
당신의 눈짓에 수사대가 장비를 가지고와 지폐다발을 확인해봅니다.
 
✷ 관찰 판정 ✷
 
서민혁: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관찰 실패
 
지폐를 조사하는 수사관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잠시 뒤, 수사관 한명이 몸을 일으켜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수사관: 1차적으로 지금 가지고 있는 장비로 검출되는 것은 없습니다만... 만일을 대비해서 정밀 분석을 해봐야...
 
사회자: 아뇨, 그정도면 충분하지 않나요?! 저희에게는 시간이 그렇게 넉넉하지않아요. 그렇죠, 서민혁씨?
 
수사관의 말을 막으며 수화기에서 사회자의 말이 툭 튀어나옵니다.
 
서민혁:(돈에 환각제 같은 물질만 발라져 있지 않으면 큰 문제될 것 없는 돈다발로 보이긴 했다. 한 뭉치를 들어 손으로 앞 뒷면을 슥 보고선.) 이걸로 뭘 하면 되지?
 
사회자: 돈뭉치를 가지고 뭘 할 것 같으세요?
자! 서민혁씨, 그 가방을 드시고 지상을 향해서 돈을 뿌리세요!
 
서민혁:..,하! (그런 짓을 했다가는 사람들이 전보다도 몰릴 것이 뻔했다.) 그걸로 당신들이 얻을 게 뭐가 있지? (주목받길 바라마지 않는 단체였던가. 그런 사소한 퍼포먼스가 전부라면 제가 직접 돈을 뿌려야 하는 지시도 민혁에겐 그저 노동이었다. 제폐가 담긴 가방 손잡이를 잡고 질질 창가로 끌고가, 발로 가방을 밟듯 넘어뜨려 지폐들이 밀려나오게 했다. 그 참에 안에 정말 지폐 이외의 것이 없는지 확인도 했고.)
 
사회자: 저희는 두려워하지 않는 시민들께 대가 없이 베풀고 싶을 뿐인걸요? 불법적이지않은 돈입니다. 다시말해... 감사 이벤트라는거죠! 받고싶지않은 분들은 지금 도망가시면 됩니다. 하지만 어때요? 언제 2억이 하늘에서 떨어지겠어요? 서민혁씨도, 언제 이렇게 많은 돈을 생각없이 뿌려보겠어요?
 
지폐가 담긴 가방을 발로 차 넘어트리면 우수수 지폐가 옥상 발코니에 흩뿌려집니다.
 
아래에는 폭발물이나 다른 이상한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않네요.
 
사회자: 경찰분들께서는 게스트분과 시민분들을 막지마세요! 강제로 막으려고 한다면 저희는 강경하게 대응하겠습니다.
 
발 아래 새까만 군중의 술렁이는 소리가 옥상까지 닿을 듯 웅성입니다.
 
서민혁:(확실히. 2억에 달하는 금액으로는 경험에 없긴 했다. 거뭇한 머리들이 건물 아래에서 지나다니는 것이 훤했나.) ...뭐해요? 내가 뿌릴 수 있게 다시 쓸어 담아 줘야지. 쓰레받이라면 근처에 있지 않겠어? (가방에 가지러히 담긴 것은 넘어뜨린 사람이 경찰들에게 자연히 지시하는 꼴이 여간 뻔뻔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그리고 제가 먼저 가방에 남은 지폐를 옥상 칸막이에 올리고서 안의 지폐를 추락시킨다.)
 
당신의 발언에 경찰들 사이에서도 술렁임이 울려퍼집니다.
 
그 사이에 남은 가방 속의 지폐가 20층 상공에서 흩뿌려집니다.
 
평생 다시 볼 수 없을 듯한 장관입니다.
 
구경꾼들과 경찰, 자리를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뒤섞인 인파 위로 돈의 비가 내리자 모두의 시선이 하늘에 고정됩니다.
 
일부는 자리를 피하지만 대부분은 아닙니다.
 
그들 눈에 비치는 두려움은 누군가가 발을 굴러 비폐 한장을 손에 넣고 함성을 지르자, 하나 둘 광중으로 변해갑니다.
 
두 명, 세 명 먼저 나선 이들이 지폐를 쓸어모으기 시작하니 돈을 쥐려는 손은 순식간에 불어납니다.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먹이에 달려드는 물고기 떼와 같은 풍경입니다.
 
당신이 보기에 어떤가요?
 
가장 높은 곳에서 당신의 손으로 이 장관을 만든 기분은요.
 
서민혁:(돈에 솔직해질 수 있는 건 인간의 특징이자 특권이지. 어느샌가 바뀐 태도로 터놓은 모습을 구경하는건 평소에도 민혁이 누군가를 즐기는 방식 중 하나였다. 지금은 종일 바닥을 기던 기분이 약간이나마 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추종의 시선이 정보가 지나치게 없는 한 단체를 향할 것은 여전히 찝찝했지만.)
(바닥을 내리보던 시선이 곧 제 옆의 경찰들에게 향하고, 싱긋 웃는 태가 되어 고개를 기울인다.) 이거, 내가 다 주워야 하나? 금방 끝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지 않겠어. (떨어진 돈뭉치 몇개를 더 손에 들어 지상으로 내던진다.)
 
당신을 얼빵하게 보고있던 경찰들이 이어지는 말에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바닥에 떨어진 지폐를 주워 가방 안에 다시 담아주던 경찰 하나가 문득 의문 어린 목소리로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경찰: ... 저, 서민혁씨, 가방에 이상한 라벨이 붙어있는데요?
 
서민혁:무슨 라벨? (돈을 던지던 것을 멈추고 가방에 붙은 라벨을 확인한다.)
 
라벨을 확인해본다면... 뭔가 일반 라벨과는 조금 틀린 부분이 보입니다.
 
 
특정 알파벳 위에 눈에 띄지 않게 볼펜으로 덧칠이 되어 있습니다.
 
있던 것을 덮으며 추가가 된 알파벳도 있네요.
 
서민혁:(이게 뭔지 바라보길 한참이다. 일반적인 가방은 아니라는 뜻일까, 돈을 뿌리며 한결 편해진 머리로 생각하길 잠시. 알파벳을 조합해 이어지는 발음을 입으로 굴린다.) Take gun come shut down camera, dont look ... (시선을 돌리고.) 우리 경찰관님께선 오늘 총은 가지고 오셨을까?
 
경찰: (마지막 지폐뭉치를 네게 전달하다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다.) 네? 아, 네. 가지고 왔습니다.
 
서민혁:그거 나 줄래? (빠안)
 
경찰: 네?! 안돼죠! 일반인에게 총을 어떻게 줍니까!
 
그냥은 안 빌려줄 것 같네요.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하지 않을까요?
 
서민혁:네 상사인 첼시는 융통성있게 일하던데.. (과장되게 한숨을 푹 쉬고선 남은 지폐를 허공에 뿌려 마무리한다.)
 
경찰: ... 저는 일개 대원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경감님께 허가를 받아오시면 모르겠지만...
 
그런 대화를 하고있노라면 마침 타이밍 좋게 첼시 경감이 당신 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첼시 김:경찰 측에서 무슨 조치를 취해야겠습니다.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전파 추적 과정 중에서 일부 인물의 신원을 특정했다고하죠. 지금 자수하면 형량을 줄여주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합시다.
 
서민혁:(일의 꼬투리는 잡은 셈인가. 음, 하는 소리를 내더니 한참 옆으로 떼어뒀던 휴대폰을 가져와 입을 열었다.) 저기. 지금까지 일을 진행해온 와중에 미안하지만 자수 할 생각은 없는 거니? 경찰 측도 네 편의를 어느정도 봐준다고 하네.
 
당신의 말에 화면 속의 촬영 현장 분위기가 오묘하게 어수선해집니다.
 
사회자가 대답을 하지않고있기 때문이기도해요.
 
한참의 정적이 이어지는 동안, 화면 속의 천러도 고개를 듭니다.
 
그리고 그가 소리 없이 카메라를 향해 입술을 달싹이는 것이 보입니다.
 
무어라 말은 할 걸까요?
 
주의 깊게 봤다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관찰 판정, 어려움 이상 성공 ✷ 
 
서민혁: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관찰 실패
 
사회자: 아... 그렇습니까?
상관없습니다. 그럼 이름이라도 불러보시지요.
 
빌딩 아래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바람에 실려옵니다.
 
당신에 입에서 나올 누군가의 이름을 기다리는 것 처럼 사회자는 다시 말이 없습니다.
 
아무나라도 이름을 불러야할까요?
 
아니면 여기서는 계획을 짜낸 장본인인 첼시 경감이 말을 하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서민혁:이런 제안을 한 사람 말이지? (던져진 문제에 답을 끼워넣는 기분이다. ) 리처드 카터였나... (기억 저편에 떠다니는 이름을 아무렇게나 맞춰 부른다. 지금으로선 경감의 정보를 내어주는 것까지 조심해야했으니까.)
 
사회자: 아하하!!!
 
당신의 대답에 사회자가 큰 소리를 내며 웃습니다.
 
마이크를 통해 변조된 목소리가 시끄럽게 갈라져 울립니다.
 
사회자: 사실 경찰분들을 포함한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저희에 대해 단단히 착각하고 계십니다!
주모자의 얼굴을 공개해볼까요?
화면에 집중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빵빠레 소리와 함께 화려한 폭죽이 터집니다.
 
사회자: 소개하겠습니다! 저희 보스입니다.
 
그리고 화면에 누군가의 얼굴이 클로즈업 됩니다.
 
화면에 존재하는 단 한명.
 
누군가라고 할 것도 없죠.
 
클로즈업 된 얼굴은 야오 천러입니다.
 
오묘한 초록빛이 어른거리는 푸른 눈동자와 눈이 마주합니다.
 
첼시 김:... 무슨, 자작극이라도 된다는 말이야?!
 
서민혁:하! ...장난치지마. 천러가 뭘 위해 자기 자신까지 내걸고 협박을 하겠어? (시덥지 않은 잔재주로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리려는 게 아닐까. 무언가 금가는듯한 혼란스러움에 마이크에 외치듯이 소리친다.)
 
야오 천러:... 여러분은 이 방송의 본질을 모르고 있습니다.
 
사회자: 게스트 분이 많이 긴장하신 것 같네요! 그러니 마지막으로 문제 하나만 맞혀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서민혁:...(한숨) 더 기다릴 필요 없겠네. (질문하라는 태다.)
 
사회자: 저희가 원하는 건 뭘까요?
대답할 기회는 단 한 번, 세글자로 답해보세요. 게스트가 정답을 맞추는데 성공한다면... 그래요, 야오 천러는 돌려드리죠.
당장 대답하라는 건 아니에요. 저희가 전달드린 주소로 오시면서 잘 생각해보세요. 방송국 건물 앞에서 다시 통화합시다.
 
그리고 이제껏 그렇듯 일방적으로 통화가 끊어집니다.
 
전화가 끊어지는 것과 동시에 여전히 클로즈업 되있는 천러의 입술이 다시 달삭거립니다.
 
야오 천러:XX시 XX로 1XX-31단지, 폐쇄된 건물 앞으로 오십시오. ... 최대한 빨리 오시길 권하죠. 거의 끝났습니다. ... 기다리겠습니다.
 
서민혁:...여기서 먼 곳인가? (xx로면 위치가 어디쯤이었지.)
 
첼시 김:(네 질문에 가까이 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거리가 조금 있어요. 두시간 정도는 가야해요. 주소를 추적해보니 20년 전 폐쇄된 대학교 부설의 작은 방송실로 추적이 되는데. ... 미안해요. 대응이 섣불렀나봐요. ... ... 야오 천러에 대한 일은... ...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경찰관 한명이 현재 속보로 뉴스가 나오고 있다며 패드를 가지고 와 두사람에게 보여줍니다.
 
[빌딩 옥상에서 발견된 현금은 모두 위조되지 않은 유효한 지폐로 확인되었습니다. 경찰은 현금의 출처를 추적하여 범인을 특정하는 데 총력을...]
 
첼시 김:... 일단 밴으로 갈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이동하면서 이야기하죠.
 
서민혁:한번은 경찰에서도 대응을 했어야 하는 그림이었어. (생각을 털듯 고개를 내젓고는 먼저 걸음을 옮겨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가 선다.)
 
첼시 김:... 마지막 퀴즈를 듣고 마음에 걸리는게 하나 있어요.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타며 지하 1층 버튼을 누른다.) 왜 하필 폭발물을 설치한 장소가 라이벌 방송국의 전력실이었을까요?
 
서민혁:지금으로서 연관지을 수 있는건 인터뷰에 언급된 PD나 VJ가 관련되어있다는 것 정도겠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지하1층까지 도달할 때까지 더 말이 없다가.) 그 유시아라는 사람이랑 조금 더 대화해보고싶은데...
 
첼시 김:... 아, 그러고보니 아까 당신이 경찰을 보내준 덕에 유시아를 만날 수 있었어요. 이선민 PD의 책상을 정리하던 중에 서류를 발견해서 전달하러 왔다고 하더군요. 차에 타면 보여드릴게요.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도착하면 먼저 내리며 주위를 살피고는 너를 밴까지 안내했다.)
 
서민혁:제대로 컨텍이 됐었나보네. (그런데 서류? 주위를 살피는 것을 눈을 굴리며 바라보다가 안내하는 것에 너를 따라 밴 앞까지 가 서고선. 문을 열어 그 안에 탑승한다.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자연스레 손을 뻗어 유시가가 전달한 서류를 달라는 태를 취했던가.)
 
첼시 김:(너를 따라 밴에 올라타 자리를 잡다, 당당하게 손을 내민 너를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일단 출발하시죠. (앞 좌석의 경찰에게 신호를 보내며 네게 서류철을 내밀었다.) 방송국은 핵심 전력실 뿐만 아니라 비살 발전기의 위치까지 파악해서 폭발물을 설치하는 건 관계자가 아니면 어려울거라고 하더군요. 이선민 PD가 실종 일주일 전부터 SBN을 수시로 방문했다고 유시아가 증언했어요. 이선민 PD는 SBN 방송국 소속이 아닌데도 말이죠.
 
첼시 경감이 내민 서류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민혁:(건네받은 서류철에서 시선이 한참이고 떨어지지 않는다. ) 주인공으로 올릴만한 사람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곧게 펴진 서류를 손가락으로 소리나게 두드린다. 이전 정보까지 조합하자면 PD와 그의 딸인 VJ은 그 황홀하다는 그림에 홀렸으며, 저 단체는 그림의 소유자를 찾고있었다는 것이다.) 첫번째 퀴즈의 나머지 문항에 진실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겠네.
(유시아에게까지 그림을 보러 갈 것이라 물은 점에서 보여줄 사람에 큰 제안을 둔 것도 아닌듯 싶었다.) 뭐.. 다른 정보는 더 없나?
 
첼시 김:이 자료에 의하면 아무래도 진실은 2번이라는 뜻이겠죠. (시트에 몸을 기대며 한숨을 쉬었다.) 글쎄요... 마지막 퀴즈에 대한 답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서민혁:처음 떠올린 건 핵폭탄.. 대공황 같은 것들이었어. (그것도 그럴듯 하잖니? 하고서 웃음짓는다.) 지금껏 알아낸 정보를 기반으로한다면 주인공.., 정도가 되겠네.
 
첼시 김:주인공이라... (고민하는 모양새다.) 누가요? 야오 천러가요? 그럴거였으면 당신에게 돈을 뿌리는 짓 같은건 시키지않았을거라고 봐요.
 
생각해볼까요.
 
하이잭까지 하면서 벌이는 공연한 납치 쇼, 스페셜 게스트, 폭탄, 현금을 2억이나 뿌리는 대범함, 그리고 인질 본인을 주모자로 모는 터무니 없는 행동.
 
이 모든 행위가 치밀하게 계획되어있다면요?
 
당신의 행동으로 그들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 지능 판정 ✷
 
서민혁: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지능 실패
 
떠오르는 게 별로 없네요.
 
서민혁:(긴장했는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마음을 가다듬고서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아, 조금만 더 생각해본다면...
 
✷ 지능 판정 ✷
 
서민혁: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지능 실패
 
도무지 뭐가 목적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고보면 문득, 암호문이 생각납니다.
 
누가 남겼는지 모를 메모에는 뭐라고 적혀있었죠?
 
서민혁:총을 들고 카메라를 꺼.. 보지마.
... 보지 않는 것에 중심을 둔 문장이야.
 
첼시 김:네? 뭐라고요? (네 말에 의문을 표하듯 고개를 까딱였다.)
 
서민혁:음, (그리고보니 암호문은 같이 안 봤던가?) 첼시. 나도 민간인이지만 거기까지 가는데 총기는 필요하지 않을까?
 
첼시 김:하지만 당신은 민간인이잖아요? 총 쏠 줄은 알아요?
 
역시 그냥은 안 빌려줄 것 같네요.
 
설득을 하거나 궤변이라도 늘어놓아볼까요?
 
서민혁:어차피 방송에는 내 목소리만 나가고, 사격은 꽤 점수내는 편인걸? 첼시는 평범한 서민이라 모르겠지만 나같은 재벌은 취미로 사격이란걸 하거든. 너보다 내가 더 잘 쏠지도 모르는데?
설득
기준치: 30/15/6
굴림: 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설득 성공
 
첼시 김:... 아, 네네. 알겠어요. 취미 사격말이죠? (질렸다는 표정으로 자켓 안쪽에서 권총을 꺼내 네게 내민다.) 총알은 6개 꽉 들어가있지만 첫탄은 공포탄이에요. 웬만하면 발포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생명의 위협이 있을때만 사용하세요. (그리고는 시말서 한장으로 안 끝나겠다며 혼잣말을 한다.)
 
그러는 사이 밴은 목적지의 근처에 도달합니다.
 
첼시는 먼저 무전으로 연락해 특수부대원들을 잠복시킵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물은 방송시설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둥근 지붕 위에 커다란 안테나가 꽂혀있습니다.
 
철제로 강력하게 보수한 입구와 외벽 또한 눈에 띄네요.
 
... 이제, 약속한 장소에 발을 디딜 시간입니다.
 
서민혁:(메모장에 적힌 대로 총기도 챙겼겠다, 더 들을 정보도 없으니 밴의 문을 밀어 열고선 약속한 장소에 발을 딛는다.)
 
당신이 밴에서 내리면 패드에서 사회자의 목소리가 다시금 울립니다.
 
사회자: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 준비는 다 되셨을까요?
 
패드 속에는 CCTV에 찍힌 당신의 모습이 방송으로 송출 되고 있네요.
 
사회자: 정답은 뭘까요?
 
서민혁:음..~. 시청률?
 
사회자: ... ... 맞습니다.
맞아요, 저희가 원하는 건 정확하겐 여러분들입니다. 그 중에서 당신은 유독 특별하죠.
 
서민혁:.....(끊겼던 호흡이 탁 풀린다.) 그건 단순히 내가 야오천러의 지목자이기 때문일까.
 
사회자: 그럼요. 초대 손님이시잖아요? (웃는 소리를 낸다.) 자, 그럼 경찰들은 다 뒤로 물러나세요. 서민혁씨가 야오 천러를 데려가시도록 문을 열겠습니다. 오로지 게스트만 들어와주세요. 해치지 않을테니까요.
아, 챙긴 총은 버리고 들어오세요?
 
어떻게 알았을까요?
 
밴 안에는 경찰 관계자 밖에 없었습니다.
 
혹시 떠보는 걸까요?
 
아니면... 그 메모를 사회자가?
 
그러고보면 그들은 음성 통화로만 통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완벽한 타이밍에 전화를 걸어왔죠.
 
구경꾼들이 찍는 영상을 참조했다고 하기에는 경찰 밴에서도, 경찰들만 함께 있던 빌딩 옥상에서도 그랬습니다.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 첼시 경감이 당신에게도 다른 경찰들에게도 본인의 옷을 살펴보라 말합니다.
 
그리고...
 
첼시 경감의 셔츠 카라 아래에서 초소형 도청기와 위치 추적기가 발견됩니다.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전에 알 수 있는 정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와 후회한들 어찌할 수 없는 문제겠죠.
 
... 그렇다면 이 총을 숨긴채로 안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아야합니다.
 
현재 CCTV가 당신을 찍고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하면 총을 몰래 숨겨 들어갈 수 있을까요?
 
서민혁:(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사람에게 기계장치가 달려있었음을 확인하고서 고개를 돌린다. 버리라는 말을 들었어도 암호문에 따르면 총기는 종극에 다다라 가지고 들어가야하는 물건이다.) 첼시. 네 허리춤에 맡겼던 내 총 줘보겠어? (제 총기는 지금 정장 겉옷의 안쪽, 그러니까 카메라가 비치지 않는 곳에 있었다. 수가 보이는 방법일지 몰라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
 
첼시 김:맡겼던... , 아, 네. 여기요. (그리고는 허리춤에서 여분의 권총을 꺼내 네게 건냈다.)
 
서민혁:그러니까..-, 이게 내건데. (건내받은 권총을 장전하더니 언질도 없이 바닥을 향해 안에 든 총알 6알을 연발로 모두 소비해버린다. 탕, 탕탕 하는 소리가 낡은 건물이 있는 주변으로 터져나왔다. 제대로 자세 잡지도 않은 지라 반동에 오른손이 저릿했나. 툭 하고 총기를 떨어트리고 나면.) ..이제 총알도 없고 총도 없네. 됐지? (하는 웃음이다.)
 
당신의 예고되지 않은 행동에 채 귀를 막을새도 없던 첼시 경감이 질렸단 표정을 짓네요.
 
산 속을 울리는 총성에 퍼덕이며 날아가는 새 날갯짓 소리가 사그러든 뒤에야 경감은 큰 소리를 지릅니다.
 
첼시 김:당신 진짜 미쳤어요?! 어쩌자고 이런 무지막지한 짓을 해요?!
 
서민혁:음. 첼시가 내 몸 간수하라고 준 물건인데 그대로 돌려주기에는 아깝더라고, (총성보다도 바로 뒤에서 들린 첼시의 고함소리에 더 귀가 따가울 지경이었다. 태연하고도 여전히 말간 낯으로 앞으로는 네 옷 관리 잘 하고, 라며 가볍게 한마디 해주고는 어깨를 두드려주고서 홀로서 뒤돌아 문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간다. 저 안에 제가 이 고생을 하며 앞만 보고 걸어온 이유가 있었다. 야오 천러. 난 방송이 아닌 네 진실한 입으로 어떤 이야기라도 들어야겠어.)
 
당신의 말에 그도 뾰족한 수가 없었던 탓인지 더는 말을 얹지 않고 고개를 저으며 빈 총을 주워 주변 경찰들과 함께 몸을 물립니다.
 
열린 문 안으로 홀로 걸음을 들이면 새카만 로브를 입은 두 명의 사람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않은채 손짓으로 목적지를 향해 안내하네요.
 
내부는 20년 전에 폐쇄된 곳 답게 을씨년스럽습니다.
 
당신이 무서움을 잘 느끼는 사람이었다면 덜덜 떨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불 꺼진 긴 복도를 쭉 걸어 이동하면 복도의 끝에 큰 철제문이 보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철제문 위에 적힌 [ON AIR] 라는 글씨만이 붉게도 빛나네요.
 
이 곳은 생방송장입니다.
 
서민혁:(이 안에 정말 네가 있는걸까. 철제문 손잡이에 손을 올리고서 잡아 쥐며 문을 열었다.)
 
당신은 드디어 이 방송의 스페셜 게스트로서 제대로 그 자리에 서게 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밝은 조명이 가득 채운 커다란 무대와 촬영 장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대 위에는 화면에서 보던 것과 같이 야오 천러가 의자에 손발이 묶인 채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습니다.
 
그 뒤에는 붉은 커튼이 크게 드리워져있고, 벽에는 커다란 TV 화면에 다양한 매체를 집계한 것 처럼 보이는 시청률 그래프가 우상향을 그리며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야오 천러를 찍고 있는 커다란 카메라 세 대.
 
그 옆에는 마이크를 든 중년 남성이 하나 서있습니다.
 
서민혁:....천러. (갑작스러운 밝은 빛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숙이며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시선이 다시 앞을 향한다. 입을 달싹거려 네 이름을 부른다. 망막에 담겨진 건 2주간 자취를 감추었고 오늘에서야 연락이 닿아 모든 사람들의 화면을 채운 그 모습이었다. 빛에 익숙해지면 미동없이 있던 몸을 움직여 몇발자국 더 나아간다.)
 
당신이 걸음을 옮기려하면 중년 남성이 입을 엽니다.
 
사회자: 드디어 게스트가 도착했네요! 이제 시간이 됐습니다.
 
남자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들어왔던 사회자의 목소리가 되어 메아리칩니다.
 
당신은 불현듯 저 마이크를 든 남자가 이선민 PD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할까요?
 
시간이 됐다는 말에 고개를 든 천러가 싱그럽게도 웃습니다.
 
야오 천러:여기까지 와줘서 고맙습니다. 이만큼이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와주셔서 감사할 따름이군요. ... 이 방송을 보고있는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천러는 든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봅니다.
 
야오 천러:... 자, 커튼을 걷어주십시오.
 
천러의 말에 검은 로브를 걸친 두 사람이 붉은 커튼 쪽으로 걸어갑니다.
 
촬영장에는 어쩐지 긴장감이 흐릅니다.
 
뚜벅, 뚜벅 걸음을 옮긴 두 사람은 천러의 뒤편에 섭니다.
 
카운트 다운이 시작됩니다.
 
사회자: 셋!
 
서민혁:(뭔진 몰라도 카메라에 담겨서 좋을 건 없을 터. 허리춤의 총을 들어 촬영장비를 향해 방화쇠를 당긴다.)
 
타앙-!
 
어라, 그러고보니 첫발은 공포탄이라고 했던가요?
 
그럼에도 촬영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카메라를 확인해보는 사회자며 묶여있는 천러의 표정도 어쩐지 놀란 표정입니다.
 
그 순간, 검은 로브를 입고 있던 사람 중 한명이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듭니다.
 
그리고는...
 
퍼억!!!
 
묶여있는 천러를 각목으로 내려칩니다.
 
튀기는 핏방울과 함께 슬로우 모션처럼 천러가 고꾸라집니다.
 
바닥에 쓰러진 천러는 그대로 미동도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나요?
 
서민혁:천러!! (표정이 보기 좋게 일그러진다. 자세를 다잡고서 권총을 든 총구를 검은 로프를 두른 사람에게 겨누고 방화쇠를 다시 한번 당깁니다. 이럼 남은 총알이 하나던가? )
 
사람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면...
 
✷ 사격(권총) 판정 ✷
 
서민혁:
사격(권총)
기준치: 40/20/8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격(권총) 성공
 
총알은 보기 좋게 로브를 입은 사람을 향해 명중합니다.
 
허벅지에 총을 맞은 로브를 쓴 사람이 크게 휘청입니다.
 
그 순간, 로브가 벗겨지면서 보이는 얼굴은...
 
원래라면 각목을 맞고 쓰러져있어야 할 야오 천러입니다.
 
이 순간 시청률 그래프가 피크를 찍습니다.
 
지금 전세계가 여러분을 주목합니다.
 
야오 천러:채널 돌려!!! 시각 테러가 송출돼!!!
 
그의 고함소리에 시선이 몰립니다.
 
커튼 사이로 아주 작게 드러난 기묘한 것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이목을 빼앗아갑니다.
 
현란차게 파고드는 색채들이 망막에 닿자, 뇌에 틀어박힌 절경이 정신의 끄트머리를 꼬집어내는 듯 합니다.
 
✷ 정신력 판정 ✷
 
서민혁: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신력 성공
 
... 저게, 뭐죠?
 
가까스로 이성을 붙잡습니다.
 
저런게 방송으로 나간다고요?
 
이 모든건 그걸 위한 쇼였던 겁니다.
 
 ✷ 이성 판정, (SAN 1/1d3) ✷ 
 
서민혁:
SAN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치 1 하락
 
당신은 문득 깨닫습니다.
 
실시간 방송을 보고있는 전 세계 수천만 인구의 정신을 단숨에 붕괴시킬 수 있는 시각 폭탄이 저기에 있다고.
 
커튼 너머의 '무언가'가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전 세계가 광증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것도요.
 
패닉에 빠진 당신에게 그가 소리칩니다.
 
야오 천러:서민혁!!!
 
쿵-!
 
바닥에 쓰러졌던 천러가 일어나 그를 제압해 넘어트립니다.
 
허벅지에 총을 맞은 탓인지 쉽게 쓰러진 그는 반항도 채 못한채 천러에게 목이 졸립니다.
 
야오 천러?: 갓 입교한 주제에...! 거의 다, 거의 다 끝났는데!!! 이 배신자, 언제부터였지!? 우리를 돕겠다고 나섰을때부터?!
 
더 이상 천러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일그러진 얼굴을 한 가짜는 그를 죽일 듯 옥죄어 누릅니다.
 
서민혁:.., (움직여지지 않는 발을 떼어 바닥에 떨어진 각목을 쥐어 들어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 전부 그랬던 거라고.. (한탄하듯 중얼거림이 끝나기도 전, 각목으로 그것의 머리을 강하게 내려칩니다.)
 
당신의 각목을 맞은 가짜는 비명을 지르며 다시 옆으로 고꾸라집니다.
 
그럼에도 그는 쉽게 몸을 일으키지 못하네요.
 
야오 천러:민혁, 카메라를... 카메라를 돌려야해요. (색색 거리는 목소리로 너를 향해 입을 열었다.)
 
당신이 그를 구하러 향한 사이 다른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커튼을 향해 달려갑니다.
 
저 미친 사람들은 저것만이 목적인 양, 불나방 처럼 뛰어듭니다.
 
그러는 와중 이선민 PD는 무전기를 향해 고함을 지르고있네요.
 
이선민 PD: 이런, 씨... 아직 안 늦었어! 제어실!!! 시청률 떨어지기 전에 녹화된 영상 내보내라고해!!!
이봐요? 대답해!!!
 
그가 무전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동안 대뜸 스튜디오 스피커에서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젊은 여성의 떨리는 목소리입니다.
 
이연 VJ: 제가 그거 다 삭제했어요... 아빠, 저 이러려고 처음부터 따라온거예요. 정말 미쳤어요?!
경찰분들!!! 이 방송 다 듣고 계시죠? 내부 고발자입니다!!! 인질도 더 터질 폭탄도 없어요! 들어와서 제압하세요!
게스트분께도 부탁드릴게요... 커튼 뒤에 있는게 방송을 타는 것만 막아주세요. 저는 여기서 방송을 중지해볼게요!
 
자, 서민혁.
 
이제 어떻게 할까요?
 
서민혁:(너는 참 긴박하기도 해 보였다. 색색거리는 채로 허벅지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도.., 어쩌다보니 그 원흉은 제가 되었지만. 뭐.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하게 해야할 행동이 뭔지는 깨달았다. 직전의 패닉 덕인지 제 이마에도 땀이 송글하게 맺혀있었다.) ...,미안해. 천러. ...금방 다녀올게. (그 말을 끝으로 천러를 둔 채로 가장 가까운 카메라를 향해 달려간다. 그 사이에도 남은 총알 갯수를 머릿속으로 세어냈고.)
 
커튼 방어전
 
이제부터 방송 송출이 강제 중단될 때까지 커튼이 걷히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5턴 동안 턴제로 진행됩니다.
 
당신은 로브를 쓸 사람들을 막거나 카메라를 부수는 데에 턴을 소모할 수 있습니다.
 
5턴 동안 커튼이 걷히지 않게 버텨도 되고, 3개의 카메라를 전부 부수면 상황이 조기 종료됩니다.
 
1턴, 서민혁
 
서민혁:(자세를 다잡고 가장 가까운 카메라를 향해 총을 쏩니다.)
 
✷ 사격(권총) 판정 ✷
 
서민혁:
사격(권총)
기준치: 40/20/8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사격(권총) 실패
 
발사 된 총알은 카메라를 빗겨나갑니다.
 
남은 총탄 3발입니다.
 
1턴, 야오천러
 
야오 천러:(로브를 입은 사람이 커튼 쪽으로 가까이 가지 못하게 근처에 있는 의자를 던져 진로를 막는다.)
 
✷ 근력 판정 ✷
 
야오 천러: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8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교도 민첩 대항
 
일반 사교도: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사교도 민첩 대항 실패
 
천러의 공격이 사교도의 진로를 막습니다.
 
2턴, 서민혁
 
서민혁:(네가 가만히 있을 위인은 못되지. 실력도 안 되는 권총은 허리춤에 꽂아놓고선 근처에 버려뒀던 각목을 들고서 로브를 입은 사람의 머리를 향해 내던진다.)
 
✷ 근력 판정 ✷
 
서민혁: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근력 실패
 
2턴, 야오천러
 
야오 천러:(빗나간 각목을 집어다 다시 사교도를 향해 던져 맞춰본다.)
 
✷ 근력 판정 ✷
 
야오 천러: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교도 민첩 대항
 
일반 사교도: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사교도 민첩 대항 실패
 
천러의 공격이 사교도의 진로를 막습니다.
 
3턴, 서민혁
 
서민혁:(바닥에서 튼튼한 나무판자 하나를 찾아들고서 두 손으로 잡고 빙빙돌려 사교도를 향해 내던진다.)
 
✷ 근력 판정 ✷
 
서민혁: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교도 민첩 대항
 
일반 사교도: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사교도 민첩 대항 실패
 
당신의 공격이 사교도의 진로를 막습니다
 
서민혁:맞았다!
 
3턴, 야오천러
 
야오 천러:(네가 그들을 막은 것을 보고는 시선을 카메라로 돌린다. 몸을 일으켜 카메라를 향해 굴러다니는 마이크를 던져 넘어트려본다.)
 
✷ 투척 판정 ✷
 
야오 천러:
투척
기준치: 60/30/12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 9
 
투척 성공
 
마이크에 맞은 카메라가 넘어지며 와장창,하고 큰 소리와 함께 부서집니다.
 
4턴, 서민혁
 
... 당신이 무언가를 할 준비를 하는 순간.
 
각목에 두번이나 맞았던 가짜가 피투성이가 된 몰골로 일어나 뭐라고 주문을 외웁니다.
 
✷ 교주, 정신력 판정 ✷
 
교주:
정신
기준치: 90/45/18
굴림: 7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서민혁 정신력 대항
 
서민혁:
정신
기준치: 85/42/17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서민혁, 정신력 대항 실패
 
당신은 어쩐지 저 커튼 뒤가 너무 신경쓰입니다.
 
당신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이 저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당장, 당장 열어봐야해요.
 
4턴, 야오천러
 
야오 천러:서민혁! (겨우 몸을 일으켜 네게 가까이 다가가 너를 붙잡는다.) 뭐하는...
 
✷ 근력 판정 ✷
 
야오 천러: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서민혁 근력 대항
 
서민혁: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서민혁 근력 대항 실패
 
당신은 커튼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그에게 붙잡힙니다.
 
가야하는데... ...
 
가야하는데... ...
 
그런데, 어딜요?
 
마지막 5턴, 서민혁
 
정신을 차리면 사교도들은 금방이라도 커튼에 닿을 듯 가까워져있습니다.
 
그들을 막아야해요.
 
하지만, 어떻게요?
 
서민혁:나 이제 괜찮아. (붙잡은 손을 툭툭 쳐 떨어뜨리고선 그들이 커튼에서 떨어지도록 무대 위 주렁주렁 달린 장식을 향해 다시 한번 총을 쏩니다.)
 
✷ 사격(권총) 판정 ✷
 
서민혁:
사격(권총)
기준치: 40/20/8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사격(권총) 실패
 
총알은 빗나가 팅팅 소리를 내며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마지막 5턴, 야오천러
 
야오 천러:... 민혁, 제가 어떻게 해주길 바랍니까. (너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서민혁:(바닥에 나뒹굴던 유릿잔 하나를 네 손에 들려준다.) 저 녀석들 머리를 깨버려.
 
야오 천러:(네가 쥐어주는 것을 보다 피식, 웃는 소릴 흘렸다.) ... 그러죠. (그리고는 곧 커튼에 닿을 것 같은 그들을 향해 유릿잔을 던졌다.)
 
✷ 근력 판정 ✷
 
야오 천러: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사교도 민첩 대항
 
일반 사교도: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교도 민첩 대항 성공
 
유릿잔은 보기 좋게 다른 곳으로 날아가 바닥에서 깨집니다.
 
쨍그랑!
 
귀를 찢은 파열음이 울립니다.
 
이대로 끝나는 걸까요?
 
아닐겁니다.
 
아니여야해요.
 
아직, 한발의 총알이 남았습니다.
 
그게 아니라도 다른 방법이, 마지막으로 저들의 손이 닿기전에 뭐든 할 수 있는게 있을 거예요.
 
추가 선언, 서민혁
 
서민혁:(저 치들의 손이 닿기 직전이었다. 유릿잔이 깨지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이를 악물고 커튼 바로 앞의 사교도에게 달려가 몸을 부딪힙니다.)
 
✷ 민첩 판정 ✷
 
서민혁: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교도 민첩 대항
 
일반 사교도: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교도 민첩 대항 실패
 
당신의 공격에 사교도가 커튼에 닿기도 전에 고꾸라 넘어집니다.
 
우당탕!
 
한몸처럼 뒤엉켜 단상 위를 구르다보면 문득, 어느 순간 실시간으로 현장이 생중계되던 화면이 다른 영상으로 휙휙 바뀝니다.
 
치익…치이이익…
 
퍽!
 
그리고 노이즈 낀 화면으로 변합니다.
 
이연 VJ가 방송을 끊는데 성공한 모양이죠.
 
스튜디오의 모두가 침묵하며 절벽처럼 곤두박질치는 시청률 그래프를 바라봅니다.
 
계획은 망가졌습니다.
 
계획이 막힌 그들이 광기 어린 눈을 하고 돌아보고는 찢어발길 기세로 달려듭니다.
 
그 앞을 막는 건 당연하게도 야오 천러겠죠.
 
그는 당신에게서 총을 빼앗아 들어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조명을 겨누어 쏩니다.
 
타앙, 큰 소리가 울리는 것과 동시에 무너진 조명이 바닥으로 내려앉으며 갑자기 불길이 치솟습니다.
 
순식간에 불은 커튼에 옮겨붙고 그림까지 태워가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미학을 지키기 위해 불길 속으로 일제 달려드는 이들의 절규가 귓가에 남습니다.
 
야오 천러:-, 나가죠.
 
그리고 그는 당신을 이끌어 불을 등진 채 방송실을 빠져나옵니다.
 
그들은 저 장막 속에서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요?
 
온 세상에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을 망가트리는 것이 퍼지면 결국 하늘에 흐르는 구름도, 수평선도 마음껏 볼 수 없게 될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일까요.
 
커튼 뒤의 물건을 보지 않고 제압할 것을 명령하는 경감과 기동대를 스쳐 지나면, 드디어 두 사람은 함께 바깥으로 나옵니다.
 
이제, 모든게 끝났단 느낌이네요.
 
대기하던 경찰들이 두 사람을 맞이합니다.
 
안전하게 이송되어 밴에 앉으면 긴장이 탁 풀린 탓에 피로감이 쏟아집니다.
 
서민혁:...원래는 일이 끝나면 한대 때릴까 했거든.그러지도 못하게 됐네. (그 모든 것이 끝나고나면. 한결 잔잔해진 톤이다. 고개를 돌려 널 보고서.) 언제부터 계획했던 거야?
 
야오 천러:이미 한대 맞은 것 같은데요. ... (네 말에 짧은 한숨을 쉰다.) . ... , 언제부터라고한다면... 준비기간까지 합하면 꽤 됐습니다. 그림을 빼앗는게 저희 조직의 목표였고, 그게 원래 제 임무였던 건 맞습니다만... (고개를 돌려 너를 마주 본다.) 그냥, 뺏는 것 만으로는 안 될 물건이었죠. , 저는... ... 이게 세상 밖으로 나가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민혁: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곤 하지만.. 총상으로 남길 생각은 없었다는 뜻이야. (커튼이 펄럭이며 끝만 스치듯 발견 한 것으로도 정신이 흔들렸지. 네가 그렇게 판단한 것에는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앉은 채로 턱을 괴고 너를 바라보고 있자면.. 문득 하늘의 빛이 닿는 오늘의 네 모습이 무척이나 선명하다. 화면과는 다르게.) 그럼 앞으로도 이런 위험천만한 짓을 하고다닐 거니. 나에게 말도 없이. (조금은 책망하는 투다.)
 
야오 천러:... 이번은 예외로 쳐주시죠. 당신이 알고 있는 채로 그 쇼에 불려갔다간 이렇게까지 그들을 속이진 못 했을 겁니다. (, 하고는 지친 듯이 네 쪽으로 고개를 떨구며 몸을 기댔다.) ... 당신이, 그 그림을 보는게... 싫었어요. ... 그러지않았다면 이렇게까지 할 일은... 없었겠죠. , 조금만 쉬어도 되겠습니까. 어지러운데... ...
 
서민혁:너도 참... 바보야. 알고 있니? (기대오는 몸을 지탱하고서 조금 더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네 허리를 잡아낸다. 밖에 나와서는 담아둔 것 없이 늘상 잔잔한 어투였지만. 그 중얼거림은 호칭과는 다르게 퍽 부드럽기 짝이없는 목소리다.) ....하나만 더 알려줘. 소중한 사람이라는 거.. 네가 생각한 아이디어인지. (눈을 아래로 깐 채로 네쪽을 향하며 어떤 생각에 잠긴 이처럼 조그맣게 입을 달싹인다.)
 
야오 천러:... ... (잠시 말이 없다. 가물거리는 시선을 잠시 뜨고는 네 어깨에 고개를 부비듯 얕게 끄덕여냈다.) ... 그것말고는 대충에게 내보일 말이, 생각이 안나더군요. ... 마음에 안들었다면..., 사과하죠.
 
서민혁:...., 사과까지야. (짧게 웃고서 어깨에 닿은 네 머리에 제 옆머리를 콩 마주 기대고서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눈을 감았다.) 같이 잘까? 오늘 하루가 참 길었네.
 
야오 천러:... 네, ... 돌아가면 한동안은 쉬어야겠군요. (그리 말하며 눈을 감았다.)
 
..... .....
 
사건이 진압되고 나서 시간은 빠르게 흐릅니다.
 
대중은 진실을 알지 못합니다.
 
시각 테러와 검열의 시대가 시작될 것을 경계하여 그림의 존재는 극비로 부쳐졌습니다.
 
쇼의 등장인물인 여러분만이 화면 밖에서 이 사건의 전말을 기억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이선민 PD와 교주를 포함한 광인들은 구속되었고, 이연 VJ는 무사히 병원치료를 받고있습니다.
 
첼시 경감도 유시아 조연출도 자기 일에 집중하고 있으며, 흩뿌렸던 돈다발에서도 사교도가 몰래 무슨짓을 했다던지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또다시 흘러갑니다.
 
아니, 아무일도 없는 듯 하던 하루의 적막을 깨듯 휴대폰에서 우렁찬 벨소리가 울립니다.
 
전화를 받아보면...
 
[생방송 출연 제의를 드리고자 연락드렸습니다.]
 
[서민혁씨와 야오천러씨는 유명 외신들에서 '2000대를 뒤흔든 가장 영향력있는 TV쇼의 주인공'으로 선정 되셨기 때문에...]
 
... 이런 제의 별로 기쁘지는 않죠?
 
─────── ENDING 2 ───────Most Influential Guest
 
야오천러, 서민혁 생환
 
두사람은 좋든 싫은 한동안은 유명인사가 되어 바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부심을 가지세요.
 
당신들은 세상을 최악의 콘텐츠로부터 구해냈습니다.
 
사실, 시각의 자유를 수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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